직업을 선택하는 세 가지 기준

2010/07/09 17:33
졸업을 세 학기 남겨놓고 누군가의 질문에 답했던 내용인데. 질문은 어떤 일을 하고 싶냐는 거였다. 특정 직업군에 꽂힌게 없었기 때문에. 사실 세계여행가라든지 대기업직원이라든지 현실과 이상 양극단에 있는 직업이라면 내겐 오케이였겠지만. 능력이 부족하기도 했다. 그래서 대답한게 다음 세 가지가 있는지 없는지였다.

"자전거로 출근이 가능한 거리. 자전거 주차가 가능한 공간이 있는 회사. 회식 없는 회사"

말해놓고 나니 좀 뿌듯했는데. 취업뽀개는 카페에서 늘 입사 희망 1위를 달리는 s전자를 말하지 않으면서. 또 큰 기업이 회식이 없는 경우는 절대 불가능이니까, 주류를 거부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독자적인 기준을 가진 것처럼 느껴졌다. 오.. 창의적인 20대닷..

답할거리를 궁색하게 만들어놓고 뒤늦게 의미부여를 덧대기 시작했는데. 통근 거리는 사실 큰 의미가 있었다. 서울에 돈과 권력이 모여있는 한국에서 잠자는 공간과 일하는(배우는) 공간이 무한정 멀어지기 일쑤인데, 유럽은 평균 통근 시간이 20분이라는 책 속 문구와, 독일 사람은 그냥 집 앞에 있는 회사를 다닌 다는 친구 이야기는 주거환경과 얽힌 한국 샐러리맨 노동환경에 대해서 성찰할 계기를 갖게 되었다. 오오.. 누군가 더 연구해서 논문 주제로 잡아주시길. 이미 있으려나..

자전거 주차 공간은 사실 만들기 나름인데, 자전거가 실내에 있는걸 끔찍히 못견디는 꼰대들이 있다. 스트라이다로 학교 다닐 때는 자전거를 무슨 고물덩이로 보는 사람이 좀 있었다. "강의실에 웬 자전거냐." "손님들 식사에 방해됩니다." "연구실에 있는 교수님께 예의없게." 쩝. 한겨레출판사는 나까지 4명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서창고에 나란히. 미니벨로. 스프린터. 로드바이크


회식? 괴상한 팀플이 매일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돈은 내가 벌어서 내니까.
비싼술 적게 먹는자리라면 언제나 오케이다.

그러니까 나는 3년전에 얼렁뚱땅 던져놓은 직업상을 제대로 그리면서 살고 있는게다.
직업을 통한 자아실현. 혹은 미래구상은 좀 더 생각해보자. 안나오면 말고. 별로 할 생각도 없다

Trackback

Trackback Address :: http://www.ddibo.com/trackback/2

Comments

  1. James 2010/07/09 22:49

    일찍 퇴근이 중요하셨군요 ^^;
    뭔가 '나는 직장인!' 하는 느낌이 강한 글입니다.

    취업뽀개기.. 저도 저런데 가입해야 할 날이 올까요?

    perm. |  mod/del. |  reply.
    • 띠보 2010/07/12 10:33

      취업 뽀개기는 인턴합격 소식 알아보려고
      가입했던거라. 뭐 떨어졌었지만요.
      그 뒤로 한 번도 가본일 없고
      직장인은 정말 괜찮습니다.
      학생 때 워낙 힘들었던터라.
      나는 직장인 하는 이야기는 차차 더 써볼 생각입니다.

      방학 잘 보내시고요~

  2. 양승훈 2010/07/09 23:02

    스킨이 다시 돌아왔네요?? ㅎ

    perm. |  mod/del. |  reply.
    • 띠보 2010/07/12 10:33

      하이바님 제작 스킨보다
      더 괜찮은걸 못찾았어요.
      근데 로고, 파비콘 따위가 다 지워지고
      하나씩 꾸미기도 번거롭고
      그냥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3. 임종태-엘체 2010/07/09 23:48

    하하 글 잘 읽어 내려가다가 "30분 일찍 퇴근이닷"에서
    대박 웃었습니다. ^^;;;
    안녕하시죠?

    perm. |  mod/del. |  reply.
    • 띠보 2010/07/12 10:35

      오.. 퇴근시간에 일희일비 하고 있답니다.
      여행 떠난지도 벌써 1년이 넘었네요
      지구별에 흔적 많이 남기시길 바랍니다.

  4. xmio 2011/01/24 11:54

    직장인은 정말 괜찮습니다.
    학생 때 워낙 힘들었던터라.

    <- 그거 엄청 공감됩니다;

    perm. |  mod/del. |  reply.
    • 띠보 2011/01/25 00:48

      xmio 글에서 종종 발견되는
      "월급 주니까" 문구 보고 저도 기운 얻고 그래요.
      직장인 꽤 괜찮죠.

What's on your mind?

댓글 입력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