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여자친구가 만난날

2008/11/2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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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대형 사건 사고는 역시 두 여인의 만남이었다.

엄마와 친구는 만날 운명이었는지 농구 경기를 같이 보기로 했지만

둘은 만나기도 전에 무척 긴장을 탔다.

둘은 서로에게 보이는 모습을 가장 의식했다.

엄마는 화려함으로 전략을 세웠는데, 평소 안 입던 자켓을 입고 스카프를 둘렀다.
그리고 포인트로 가방을 뒀는데, 그만 바쁜 출근에 쫓기다가 늘 쓰던 가방을 들고 나가버렸다.
이내 허겁지겁 내게 전화해서 LV( 레벨?) 가방을
가져다 달라고 말했다. 둘이 만나기로 한 약속은 세시였는데 나는 아침에 집을 나서야 했으므로
속이 빈 LV 여성 가방을 내내 손에 들고 다녀야 했다.

친구 또한 잘 꾸며야 된다는 압박에 시달렸다.
안쓰러워보여서 나는  "편한 복장을 더 예쁘게 본다"고 말했고 친구는 평소대로 입었다,

그랬다가 화려함에 주눅이든 친구는

괜히 그랬다고, 나를 구박했다.

그렇게 아직 만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서로의 눈길을 의식하던 두 여인은
만나자마자 급속히 가까워지더니
공통의 골칫거리인 나를 두고 자근자근 씹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자전거 출근 금지 조처를 내렸다.
둘은 같은 편이 되어 내 인간성을 조목조목 하루종일 비판했다.


둘이 더 가까워지고 달라진 점이 있다.

엄마는 내 귀가시간이 늦어진 것과 용돈 씀씀이가 다소 커진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는데, 친구와 같은 편이 되고 나서는
왜 늦게오고, 지갑이 텅텅 비었냐는 말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남자 셋만 있는 집안에서, 여성 세계를 함께 나눌
친구가 생겼다.

친구는 친구 같은 중년여인을 만났으니 나쁘진 않을게다.
사실 아직 엄마를 어려워하는지도 모르겠다.


요새는 굳이 나를 통하지 않고도 둘이서 대화하며
가끔씩 내 욕도 하는가본데,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다.
많이들 만나시라. 나야 좀 괴롭지만
20대와 50대의 친구 사이에 앞으로도 꽤 재밌는일이 많이 생길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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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08/11/30 11:48

    진엄마랑 또 농구보러 가고싶당~ 진은 이번에 좀빠져바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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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엘체 2008/12/21 14:09

    ^^ 글을 너무 잘쓰시는거 같네요.^^ 제가 마지막 추천자였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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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띠보 2008/12/22 16:33

      블로그에 글이 많으면 읽기 어려운데...
      자전거로 달리는 여행기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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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자서 미안해

2008/11/1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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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 1/60sec | F2.8 | 35.00mm | ISO-800 | Flash fired; Compulsory flash mode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은 대형사고다. 자동차가 자동차를 살짝만 부딪혀도 와장창 깨지는데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커피가 애인보다 소중한 내 친구는 저녁 9시에 잠이드는 나를 만나면서 참 곤란해졌다. 친구는 어둠이 깔리면서 정신이 말똥말똥 해지는데, 나는 그 때쯤 하품을 연신해댄다. 7시가 넘어갈 때쯤 내 체력은 급격히 고갈되는데, 친구는 그제서야 신나는 일 없냐고 보챈다.
 
 흔쾌히 포즈를 잡아준 이 사진은 저녁 9시에 찍었는데, 즐거운 친구 표정 건너편엔 졸린 눈을 비비는 내가 있었다. 비몽사몽 낮 시간엔 사진 찍기를 거부하는데, 밤이 되자 태도가 달라진게다. 그러니까 9시 넘어서까지 버티면 엄청 신나는 일이 벌어진다. 그러니 나는 자는 시간을 점점 늦추게 되고, 나중엔 생활패턴이 달라지는 것이다. 6년전부터 알고지낸 선배는 내가 자정에 보낸 문자를 받고, 감격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말했다
 
 친구 또한 생활패턴이 달라지는데, 오래 참아도 12시에 내가 골아떨어지면 그 뒤에 혼자 할 일이 없어지는게다. 나와 매우 가까워지고 생긴 단점이기도 한데, 나한테 관심이 온통 쏠리다 보니 자정넘어서 같이 놀아주던 친구들이 다 시큰둥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벽 3시에 자던 내 친구는 12시에 잔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한 쪽은 늦춰지고 한 쪽은 당겨졌다.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늦어지다 보니 엄마가 심심해졌다. 반면 친구는 생활이 건전해졌다고 싱글벙글이다. 누가 손해를 보고 누가 이익을 얻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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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박또 2008/11/17 01:45

    win-win!


    아. 미인 이시로군. 그 친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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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띠보 2008/11/20 20:44

      사회 적응은 잘하고 계시는감..?

  2. 히치하이커 2008/11/19 20:09

    멋진 글입니다만, 9시면 주무신다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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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띠보 2008/11/19 21:36

      성공과는 거리가 먼 생활습관이 아닌가 자책중입니다.
      공병호 아저씨도 9시에 주무시고
      3시에 일어나신다고 합니다만.
      꼭 억대부자가 꿈이 아니라도 9시에 자면
      대체 인간관계가 불가능한 사회양식으로 봐서는
      굶어죽지 않을까 심히 걱정입니다.

  3. 2008/11/21 00:51

    졸린모습도 좋은걸~ 한시간 더 당겨볼게 카메라가 애인보다 더 소중한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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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8/11/21 16:26

    신데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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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H

2008/11/0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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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인력 채용예정자 출판마케터 과정으로
서울출판예비학교(http://www.sbic.or.kr)에서
열심히 공부중입니다.

학교에서 창의성과 현실성을 자꾸 강조해서 주눅이 듭니다만
가만 생각해보면 창의성이란게 뭔가 이상한걸 만드는게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목적에 딱 맞는 방법을 개발하는게 기발한거 아니겠어요..

현실성은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
그게 참. 대체로 인문서나 소설 좋아서 온 학생들이
돈계산에 빠삭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만
대체로 한국사회에서 20년 넘게 살아 남았다면
그 자체가 참 현실적이지 않겠어요..

그래서 걱정일랑 잠시 접어두고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하루 7시간씩 6개월간..
지금까지 잘 버텼는데, 이거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6개월 후 호황 출판시장에서 일할 수 있게
책 한 권씩 사서 보세요..


**
블로그는 잡생각 끄적이는걸 잠시 접고 출판마케터와 관련된 내용으로 특화시켜서 운영해 볼까 합니다만 그게 참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해서, 잘 될까 의심스럽습니다.. 스킨도 좀 어둡게 바꾸고 싶은데, 대체로 어두운게 집중도 잘 되고 시끌벅적 하더라구요.. 요새 시간이 좀 부족해서.. 스킨 어둡고 음침한거 뚝딱 제공해주실 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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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히치하이커 2008/11/04 15:38

    아, 이래서 무조건 책을 사라 하신거군요. 큭.

    잘 해내세요. 전 지루한 수업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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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띠보 2008/11/04 18:59

      음음..
      어딜가나 수업은 지루하더라구요
      음음..
      그래도 재미붙이고 열심히합니다..

  2. 그린비 2008/11/04 19:27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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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띠보 2008/11/05 13:17

      하하.
      저 반장됐어요.
      열하일기 세트가 학교도서관에 없어서
      주문했구요.
      잘할게요

  3. 김민철 2008/11/04 19:57

    아하~ 합격했구나 축하해~^-^

    떨어질 것 같다고 엄살피우더니~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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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8/11/15 14:00

    반장님,멋있어요.6개월뒤모습은더잘어울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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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1/16 13:15

      2주 동안 헤롱헤롱
      이제 정신차렸음
      5개월 2주 남았으니

  5. 시카 2008/11/20 10:22

    반장님짱이에요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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