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08"에 해당되는 글 5건

노안도 아닌데 눈이 침침해서 글이 잘 안들어왔다. 딴엔 원고검토할 일이 많아졌다고 지름신 호출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노희경 작가 글이니까 잘 읽어야지. 그래서 질러놓은 물건이 3M 파인룩스 LED 스탠드다. 글로 표현할 수 없지만. 사진 찍기는 귀찮고. 무지 밝다. 하루 3시간씩 30년은 쓴다니까 등 나갔다고 전파사 갈일도 없고. 좋다. 계속 정당화. 비싸긴 했다. 95,000원. 6개월 할부 긁었더니 형이 불쌍하단다. 쩝. 장기 빚쟁이 신세.
스탠드는 내가 고등학교 들어서야 아버지가 사줬는데. 삼정 스탠드 가진 아해들이 늘 부러웠고. 싸구려로 10년 쓰다가 이제서야 내 돈으로 사니 뿌듯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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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를 두른 책을 읽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에로에로 할 소재를, 너무나 순수하게 다루는 솜씨라니. 얇은 159쪽 안에서 이 책은 사랑하는(했던) 여교사의 추모식에서 시작하여 스킨십-애무-섹스까지 쭉 진행되는 과거를 회상하며 애인이 사고를 당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시점을 사이사이 넘나들면서 짜릿한 순간과 덤덤한 일상을 순결하게 보여준다.
사랑이 움직이는지 영원한지는 21세기에도 여전히 논쟁중이지만. 영원을 믿는 쪽에서 죽음이라는 장치를 둔다면, 영원을 믿지 않는 쪽에선 바람둥이를 등장시키거나, 식어버린 연인을 보여주기보단 사랑이 진행되는 속도를 무한정 빠르게 해버리면 재밌겠다. 스킨십을 미리 앞당겨 하고, 오게 될 권태기를 건너뛰고, 결혼도 하기 전에 이혼을 하고, 헤어짐을 맞기 싫으니 만남을 부정하는 상황을 만들어 버리면 어떨까.
사랑이 순수한지 변화무쌍한지도 잘 모르면서 삐딱하고 엉뚱하게 보던 때가 있었다. 8년전 스무살 내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보고 성적 자유를 보장하라든지, 이창동 감독 <오아시스>를 보고 장애인도 사랑할 권리가 있다고 뉘들도 인정해라라고 잘난척 했던걸 생각하면 지금도 부끄럽다. 이 책도 10대를 아기로 보지 말라던지, 40대 미혼 여성에게 결혼을 강요말라고 느껴버리면 얼마나 웃길까. 나도 사랑이 순수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순수하게 받아들일 능력이 조금 길러진듯 하다.
자극적 사랑에서만 관능을 느끼거나, 사랑에 의무나 망상과 환상을 가지신 분들께 추천 드립니다.
![]() | 침묵의 시간 - ![]() 지크프리트 렌츠 지음, 박종대 옮김/사계절출판사 |
뭐 하나 즐기거나 편하게 하는 일이 없는 나는. 휴일에 책 한 줄 안 읽고 보내면 일주일간 죄책감에 시달리는 나는. 자전거를 48만원이나 주고 질러놓고. 안타게 될까봐 걱정스러웠다. 군대 월급 1년이나 모은건데... 가오잡으면서 학교를 다니고 싶었다.
학교 통학을 2년간 자전거로 하긴 했는데. 정말 초창기엔 힘들어서 고생했다. 왕복으로 25km쯤, 두어시간 정도 달렸다. 시작하고 한 보름은 집에오자마자 8시쯤 뻗어서 잤다. 숙제나 독서나 밤늦게 티비보는 것보다 자전거 생활자가 더 하고 싶었다. 그래서 졸리면 바로 잤다. 불면증 있는분께 강추..
지하철로 다니는 것보담 10~15분 더 걸렸는데. 아침에 10분이면 얼마나 긴 시간인가. 10분 일찍 일어나려고 그 전날 술은 입에도 안 댔다. 음 물론 술자리도 다 거절했다. 자전거 생활자 할라믄 왕따 해야된다.
나중에는 버스 교통체증이나 지하철 답답증을 견디기 힘들 정도로 자전거에 중독되는데. 나는 3개월 정도 걸렸다. 운이 좋게 한강 자전거 도로가 쭉 뻗으면 자동차 매연없이 씽씽 달리겠지만. 도로라이딩을 해도 튼튼한 허벅지와 업된 엉덩이. 체지방 감소가 보상으로 돌아온다. 다들 자전거 생활자로 거듭나길.

학교 통학을 2년간 자전거로 하긴 했는데. 정말 초창기엔 힘들어서 고생했다. 왕복으로 25km쯤, 두어시간 정도 달렸다. 시작하고 한 보름은 집에오자마자 8시쯤 뻗어서 잤다. 숙제나 독서나 밤늦게 티비보는 것보다 자전거 생활자가 더 하고 싶었다. 그래서 졸리면 바로 잤다. 불면증 있는분께 강추..
지하철로 다니는 것보담 10~15분 더 걸렸는데. 아침에 10분이면 얼마나 긴 시간인가. 10분 일찍 일어나려고 그 전날 술은 입에도 안 댔다. 음 물론 술자리도 다 거절했다. 자전거 생활자 할라믄 왕따 해야된다.
나중에는 버스 교통체증이나 지하철 답답증을 견디기 힘들 정도로 자전거에 중독되는데. 나는 3개월 정도 걸렸다. 운이 좋게 한강 자전거 도로가 쭉 뻗으면 자동차 매연없이 씽씽 달리겠지만. 도로라이딩을 해도 튼튼한 허벅지와 업된 엉덩이. 체지방 감소가 보상으로 돌아온다. 다들 자전거 생활자로 거듭나길.

졸리다 졸려
Comments

독립은 안 되고 나는 살림 하나만 늘려버렸다.
보증금 오백을 모을려고 끙끙대는 와중에. 엄마한테 얹혀사는 방에서. 그래도 물을 조근조근 끓여서. 잎이라도 하나 우려먹고 싶어서. 돈 아끼고 안 사고 있다가 남는 포트 하나 얻어와버렸다. 궁상.
노트북을 사고 나서. 저쪽 건넌방에 있는 컴퓨터 하러 가지 않아도. 누가 쓰고 있는지 걱정없이. 야동 볼까봐 아빠가 거실에 억지로 놔뒀다는 애인 말을 "훗"하고 넘기면서. 방 안에서 컴퓨터 하는게 참 좋더라.
포트도 하나 업어왔으니. 가스렌지 불키러 거실에 나가지 않아도. 새벽에 컵라면도 먹을 수 있겠다.
원룸에서 살림 살이 하는 것마냥.
아빠 집/방에서 벗어나지도 못하고, 은둔형 외톨이 되는 줄도 모르고. 방안에서 하나씩 해결되는게 생긴다고 좋아하고 있다.
그래놓고 이렇게 멋진 시 문구 슬쩍 바꿔서 자기도 멋있는척 하고 있다.
그 방을 생각하며
김수영
혁명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그 방의 벽에는 싸우라 싸우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어둠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나는 모든 노래를 그 방에 함께 남기고 왔을 게다
그렇듯 이제 나의 가슴은 이유없이 메말랐다
그 방의 벽은 나의 가슴이고 나의 사지일까
일하라 일하라 일하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나의 가슴을 울리고 있지만
나는 그 노래도 그 전의 노래도 함께 다 잊어버리고 말았다
혁명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나는 인제 녹슬은 펜과 뼈와 광기―
실망의 가벼움을 재산으로 삼을 줄 안다
이 가벼움 혹시나 역사일지도 모르는
이 가벼움을 나는 나의 재산으로 삼았다
혁명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었지만
나의 입 속에는 달콤한 의지의 잔재 대신에
다시 쓰디쓴 냄새만 되살아났지만
방을 잃고 낙서를 잃고 기대를 잃고
노래를 잃고 가벼움마저 잃어도
이제 나는 무엇인지 모르게 기쁘고
나의 가슴은 이유없이 풍성하다
(1960)

모스카토 마개는 끙끙대도 열리지 않았고

배고플까봐 비상식량 한 톨 무릎에 보관해놨던
여름휴가






Comments
이거이거, 회사에 청구해 마땅한? 지출인 듯하나... 원고 한편만 먼저 읽어보고 질렀더라면...으음...9만얼마짜리 스탠드 효과! 기대가 큽니다용. ^^ 근데 써보고 좋으면 귀띔 좀..ㅋ
팀장님. 첫방문 고맙습니다.
스탠드가 어두워서 2개씩 놓고 썼었는데요. 그래도 침침해서 벼르다가 사버렸어요. 하루 써봤는데 좋더라구요. 집에서 쓰는 조명 어두우면 써보시는 것도 괜찮을듯 해요.
좋다면야 질러 마땅한? ^^ 첫방문은 아니고 첫 댓글...여태 부르던 나의 호칭이 그립소.. 남들에겐 그리 쉽게 붙이더니.. 암튼! 고마워요. 여러모로!!
엇.. 여태 부르던 호칭이면 '선배' 말씀하시는건지요?
그나저나 예전부터 다녀가셨나봐요.
감사감사.. 담주에 민들레국수집 가는거 기대하고 있어요